올해 우리나라의 산업을 밝게 할 업종은 무엇일까요?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31일 한국 산업을 날씨에 비유한 전망치인 ‘산업기상도’를 내놔 흥미로운데요.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입니다. ▲맑음(매우 좋음) ▲구름조금(좋음) ▲흐림(어려움) ▲비(매우 어려움) 등 4단계로 표현됩니다. 그럼 한국 산업기상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볼까요?



우선 우리나라 전반적인 산업은 흐림으로 진단됐습니다. 그 이유는 대내외의 4대 불확실성 때문인데요, 첫째 대선을 비롯한 국내정치의 향배, 둘째 중국경기의 하방압박, 셋째 미국 금리인상과 후폭풍, 넷째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IT·가전 산업만 ‘맑음’으로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건설, 정유·유화, 기계 등 3개 업종은 ‘구름조금’, 철강, 섬유‧의류 등 2개 업종은 ‘흐림’ 그리고 조선, 자동차 등 2개 업종은 ‘눈 또는 비’로 예보했습니다.



▼ 2017 산업기상도



IT·가전, 9월말 단통법 보조금 상한제 종료


올해 가장 쾌청한 업종은 IT·가전 업종으로 분석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존 PC, 스마트폰 위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같은 신기술·신제품으로 적용범위가 급격히 확대 중인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견인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또 고성능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장세도 빨라 지난해 773억 불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는 올해 853억 불로 10.3% 증가할 전망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스마트폰 화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D 액정 대신 우리 세계시장 점유율이 95% 이상인 OLED로 교체될 것이라는 것도 IT·가전 업종의 미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 소비자들에게도 희소식인 것이 9월말 단통법상 보조금 상한제가 종료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고급형 스마트폰 구매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스마트폰 구매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좀 기다리셨다가 하반기에 구매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설, 중동 수주 기대···정유·유화, 판매가격 인상···기계, 중국산 쫓아와  


지난해 부동산 광풍이라고 할 만큼 건설산업은 호황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3 부동산 안정화 대책, 올해 금리인상 전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대규모 입주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건설경기는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히 유가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발주가 재개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건설경기는 ‘구름조금’으로, 즉 ‘구름 속 햇볕’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정유·유화 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예보됐습다. 정유는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중국이 환경기준을 강화한 데 따른 국내산 경유의 반사이익 등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10.7%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런 점으로 봤을 때 배당성향이 높은 정유주는 투자하는데 있어서도 유효한 전략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또 석유화학은 수익성은 유지되지만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최대수요처인 중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생산시설 가동중단 및 교체 등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기계산업은 해외 인프라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구름조금’으로 분석됐습니다. 신흥국의 노후 건설기계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유가상승에 따른 산유국의 설비투자 재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재정확장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중국산 기계제품 기술력이 높아지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철강, 공급과잉에 무역장벽까지···섬유·의류, 저가 물량공세 단가하락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가 겹쳐 ‘구름’으로 예보됐습니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태국, 인도,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국내수요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과잉공급의 진원지이자 세계 철강의 50%를 생산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감산조치를 본격화했고 철강재 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경기회복세가 약해 철강경기 불황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입니다. 



섬유·의류도 ‘구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흥국의 저가 물량공세와 모바일·인터넷 거래확대로 단가하락, 생산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의류생산기지로 부상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베트남으로의 수출도 ‘TPP’ 무산 가능성으로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 수출경쟁력이 나아질 것이란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조선, 일본에게 재역전···자동차, 내수·중국·미국 삼중고 


조선업은 몇 년 째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도 구조조정과 수주절벽의 직격탄을 맞으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습니다. 



전세계 무역량 감소로 수주 가뭄이 계속되고, 구조조정으로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취소 등 일감부족이 심화될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입니다. 또 과당출혈경쟁과 구조조정 적기를 놓쳐 10년 전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작년에는 수주잔량마저 일본에 재역전당해 세계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해운산업 약화로 외국에 비해 자국발주가 여의치 않은 것도 일감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자동차 산업도 내수 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 내 투자 압박의 삼중고가 겹치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습니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 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적으로도 미 신정부가 자국생산 및 판매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 업체는 타국 업체(평균 67.5%)에 비해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낮고, 관련 이슈를 논의할 한미 정상회담이 주요국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 요인도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한시 적용되는 노후 경유차 교체 세제지원(승용차 개별소비세 70% 감면, 화물‧승합차 취득세 50% 감면), 고급브랜드 해외런칭 확대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표 산업의 산업기상도를 예측해봤습니다. 이 같은 상공회의소의 전망에 따라 여러분이 투자의 방향을 잡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본인이라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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