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소통이 되지 않아 갑갑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면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데요. '라디오 시사고전'에서 저의 상황과 딱 들어맞는 칼럼을 말씀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라디오 시사고전은 KBS 1라디오에서 오전 07:55~07:58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 ‘짧은 시간 긴 여운’을 주는 내용으로 짜여 있어서 삶의 지혜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분은 경영철학자 서진영 박사님입니다.





■ ‘소통(疏通)’이라는 제목의 칼럼의 글입니다. 이 내용은 5월 16일에 방송되었습니다. 다음은 내용 전문입니다.



지난 라디오 시사고전에서 한 나라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한자로서 오른손에 분명한 방향, 비전을 가리키는 지휘봉을 들고 입으로 소통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임금 군(君)을 말씀드렸는데요, 입으로 소통한다는 소통의 한자는 무엇일까요?

 


疏 소통할 소, 성길 소


通 통할 통, 알릴 통

 


입니다. 소통의 정의에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이라는 원 뜻에,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는 두 번째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통을 잘 하게 하는 방법 역시 소통이라는 한자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먼저 소통의 소는 성길 소(疎)입니다. 성긴 것은 간격이 빽빽하지 않고 드문드문 멀어짐을 의미하는데, ‘곡식이나 긴 물건 따위를 짝이 되도록 성기게 묶는다’와 같이 쓰입니다.



농작물은 촘촘히 싹이 나면 솎아주어야 잘 자라듯이, 모든 것이 꽉 조이면 통하지 않지요. 헐렁해야 통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소통하고 싶다면, 헐렁해야 합니다. 구멍이 있어야 바람이 통하듯, 상대의 의중이 들어갈 구멍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진정 소통을 원한다면, 나는 헐렁한가? 성긴가? 여유가 있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소통할 수 있습니다.


 

통할 통(通)은 길 용(甬)과 책받침 착(辶, 辵) 즉, 쉬엄쉬엄갈 착(辵)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다른 사람과 연결한다’는 뜻이지요.



여기서 길을 의미하는 용(甬)은 속이 빈 피리처럼 곧게 뻗은 길을 뜻합니다. 비어 있는 것은 통하고 꿰뚫습니다. 소통하려면 기본적으로 나를 비우고 상대의 마음을 담으려 해야 합니다.

 


결국 소통할 소, 성길 소와 통할 통, 알릴 통의 소통(疏通)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남은 배려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고 마니 소통이 안 되는 것입니다. 레보비츠는 “‘말하다’의 반대말은 ‘듣다’가 아니고, ‘기다리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조금 더 성기게 자신을 비우고 다른 사람의 말을 기다려보는 리더가 되어 보시면 어떨까요?





■ ‘통즉구(通卽久)‘라는 제목의 칼럼의 글입니다. 이 내용은 5월 22일에 방송되었습니다. 다음은 내용 전문입니다.



지난 라디오 시사고전에서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이라는 소통의 정의를 말씀드리며 빈 틈이 없는 것보다는 조금 헐렁해야 바람이 통하듯 상대의 의중이 들어갈 여유로움이 있어야 소통이 쉽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소통을 제대로 하면 무엇이 좋을까요? 통즉구(通卽久)할 수 있습니다.



通 통할 통


卽 곧 즉


久 오랠 구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서 나온 이 말은 ‘통하면 오래간다’라는 뜻으로 원문을 보면

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라 하여,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영원하다 입니다.


소통을 신체 건강에 비유하면 혈액 순환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혈액이 구석구석까지 잘 통하는 사람은 피부색도 좋고 아픈 곳이 없으니, 혈액순환만 원활해도 신체는 대체로 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반면에 혈액 순환이 막히면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곳곳이 아프고, 손발이 저리고, 만성 피로에 시달리지요.

 


그런데 조직에서의 소통도 이와 흡사합니다. 소통이 잘 되는 조직은 건강합니다. 각자가 서로 믿고 협력하기 때문에 막힐 곳이 없고 문제가 생겨도 쉽게 해결됩니다.



반면에 소통이 안 되는 조직은 문제투성입니다. 서로를 믿지 못하기에 곳곳에서 막히고 충돌하고, 사소한 입장 차이도 큰 논란거리로 발전합니다. 또 부서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갈등이 확대되고 충돌이 심화됩니다.


 

이렇게 소통이라는 것은 개인 건강과 조직 모두에 중요합니다. 그런데 왜 소통이 잘 안될까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고정관념입니다.



고정관념은 쉽게 말해 ‘생각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상태’이지요. 그러니 고정관념으로 꽉 차 있는 생각을 헐렁하게 풀어야 소통이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통하면 오래간다는 통즉구(通卽久)를 보며 고정관념을 버리고 제대로 주변 사람들과, 조직과 소통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어떠신가요? 마음에 와 닿는 좋은 글 아닌가요? 항상 좋은 내용을 방송하시고 깨우침을 주시려는 서박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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